긁적긁적
등록금, 누군가에게는 전부일 수 있다
느라파파
2011. 1. 25. 15:47
아침에 일어나 블랙베리 속 트위터를 열었다.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절도를 할 수 밖에 없던 한 학생의 안타까운 사연이 RT에 RT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는 돈이 없어서 훔친 교재로 영어를 공부할 수 밖에 없었고, 형은 동생에게 전과를 지우지 않기 위해 대신 벌을 받겠다 애원했다고 한다. 도움의 손길 조차 스스로가 부끄러워서 받을 수 없다고 하는 그들...너무 안타깝다.
그렇게 나도 RT를 하고 여느 때처럼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다가 점심을 먹고 돌아 오는길에 트위터를 봤는데,
이번엔 한 기독교 대학의 '성지순례'가 이슈로 부각되고 있었다.
링크로 연결된 글을 읽으면서 설마설마 했다. 우리 학교는 아니겠지 하고..
그리고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니 10여일 전에 이 문제가 이슈화 되었나보다.
물론 다행인지(?) 주요 언론을 통해 크게 부각된 것은 아닌 것 같지만.
그리고 그 서울의 한 기독교 대학은 내가 한 학기를 남겨두고 있는 그 학교가 맞았다.
물론 기독교적인 역량강화와 학교의 설립이념에 맞게 성지순례를 충분히 다녀오실 수 있다.
굳이 생각해보자면, 시기를 잘못 고르셨다.
이런저런 대학사태로 가뜩이나 많은 눈들이 대학행정에 쏠려 있는 상황에 성지순례라니..
필자는 다행히 마지막 학기를 몇 년전에 등록해둔 덕에 등록금 부담은 없는 편이다.
그러나 등록금을 벌기 위해 절도를 감행한 학생처럼 등록금에 삶의 사활을 걸어야 하는 학생은 수 없이 많다.
더군다나 지금이 어떤 때인가.
주요 언론에서 다루지 않아도, (아니 다루지 않는 이슈는 특히 더욱 더) SNS를 타고 급속도로 번져 나간다.
보통 좋은 면보다는 좋지않은 면이 더 잘 부각되고 이슈화 되는 것이 현실이다.
필자는 몇년 전 학교에서 지원해 준 돈으로 학교의 이름을 걸고 해외봉사를 다녀오기도 했고,
(그다지 착실하지는 않지만) 기독교인이기도 하기에 성지 순례 자체는 이해할 수 있다.
또한 학교에서 학생들을 지원하는 여러가지 사례나 정책들을 봐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번 일은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거기에다 작년에는 재정적 어려움이라는 이유로 등록금을 인상하셨다고 하던데..
중요한 것은 이번 '성지 순례'와 같이 불미스러운 일들이 학교의 명예에 깊은 상처를 낼 수 있다는 점이다.
나아가 이렇게 실추된 학교의 명예를 다시 되돌리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위기관리의 적절한 방법은 위기가 닥쳐 왔을 때의 고민이나 행동보다는 위기 자체의 최소화일테다..
그동안 학교 문제에, 등록금 문제에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아서 부끄럽다..
학교를 사랑하는 한 학생으로서,
그리고 장래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을 업으로 삼고자 하는 사람으로서,
더 이상 학교의 이름이 불미스러운 일들로 오르내리지 않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