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의 시선, 재능을 믿지 말고 노력을 믿어야 한다

정글만리 이후로 오랜만에 선생님 책이다. 방송 및 대중 강연을 통해 전하신 이야기들을 주로 담고 있다. 육성이 아니어도 선생님의 올곧은 정신은 또렷하고 쩌렁쩌렁하다. 전에 '황홀한 글감옥' 읽었던 것도 생각나고. 망각이 자연스럽고 집념이 사라진 시대, 정신을 차려야 한다아- 

눈에 들어온 몇 구절들을 마음에 다시 새겨본다. 

• 수천 년에 걸친 동서양 역사의 절대적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모든 왕조는 백성을 굶주리게 해서 무너졌다는 것" --> (몸이 아니라 정신을 굶주리게 피폐하게 하면 망한다..는 걸 느끼해 한다.)
• 이 세상의 모든 작품의 그 작품들을 있게 한 모국어의 자식들이다. 그러므로 글을 쓴다는 것은 모국어에 대한 은혜 갚기이다 --> (작가가 글을 쓴다는 것이 왜 그토록 소중한지를 강조하는 대목이 아닐까.)
• 정신 차려야 합니다. 세상이 어떻게 변해가도 인류가 존재하는 한 인종주의, 국가주의, 민족주의는 결코 없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 (테러와 정치문제로 몸살을 겪는 요즘에 딱 들어맞는 말이다.)

• 우리는 5천년 역사를 통해서 크고 작은 외침을 천여 번, 정확하게 931번을 당했습니다. 
• 인생이란 자기 스스로를 말로 삼아 끝없이 채찍질을 가하며 달려가는 노정입니다. 그리고 또, 인생이란 두 개의 돌덩이를 바꿔 놓아가며 건너는 징검다리입니다. 
• 우리는 일본의 식민지 치하에서 350여만 명이 죽었습니다. 그런데 중국은 항일투쟁에서 그 10배인 3,500만이 죽었습니다. --> 정글만리 속에서, 그리고 현실에서도 중국과 일본의 대립에 첨예할 수 밖에 없는 이유
• (중략) 왜냐하면 자꾸 늙어가기 때문에 더 치열해지지 않으면 작품마저 늙어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자기 자신의 재능을 믿지 말고 노력을 믿어라. -148p-
•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단재 신채호)" -197p-

•  어차피 고달프지 않은 인생은 없고, 힘겹지 않은 삶은 없어요. 그런 인생살이 속에서 희망을 만드는 건 우리들 자신이에요. 그리고 절망을 이기는 건 희망입니다. 희망은 우리의 삶을 추동하는 힘입니다. 새해 새 희망을 꿈꾸며 모두 힘내며 굳세게 나갑시다. 우리는 우리들의 삶의 주인입니다. -안녕하지 못한, 좌절하는 이들에게, 202p- 

•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고, 여행은 서서 하는 독서다. -214p-

• 지속적인 열정을 확보하는 것, 그것이 작가의 능력이다. -274p-

• 그러나 결국은 제가 하지 않으면 안 될 일입니다. 그 당연함 앞에서 참고 또 참으며 저를 채찍질해 댄 것입니다. 그 인내와 집중 아니고서는 사람이 이룰 수 있는 일이란 아무 것도 없는 것이지요. 글로 제 인생을 일으키고자 하는 집념이 그 누구보다도 강했는지도 모릅니다. -285p-

- 진짜 작가 조정래의 날 선 작가정신, 허수아비춤을 만나다 / 멘쉬의 감성 나눔 공간(2011-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