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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그 따스한 인연

[스크랩] 브랜드에 한글을 담아, 한글 브랜드네이밍


지난 10 9, 563번째 한글날을 맞아 우리역사 최고의 위인 중 한분인 세종대왕의 동상이 서울 세종로에 세워졌습니다. 이 동상은 바로 백성들이 마음대로 읽고 쓸 수 있는 문자가 없음을 애달파 하셨던 세종대왕, 그리고 그 열정을 담아 탄생한 우리의 글 한글을 기억하기 위한 것입니다.

1997년에 훈민정음이 유네스코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으며, 지난 9월에는 인도네시아의 찌아찌아족이 한국어를 공식언어로 채택할 정도로 한글의 우수성은 이미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한글브랜드는 아직까지 그리 많은 편이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 아껴 써야할 한글이 브랜드에 있어서는 외면받고 있는 것이죠. 왜 일까요? 그 이유와 함께 소수이지만 우리말을 통해 브랜드네이밍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들을 살펴볼까 합니다.



1.
왜 우리말로 네이밍 하지 않는 걸까?

 

먼저 브랜드의 어원부터 짚고 넘어가 볼까요? 브랜드라는 말은 노르웨이의 'Brandr'라는 용어에서 유래했는데요. 이 용어는  소나 말 등의 가축에 불로 달군 쇠로 낙인을 찍어 출처를 표시한다는 의미였답니다. 마케팅에서의 브랜드는 판매자 또는 판매자의 상품 및 서비스를 다른 경쟁자의 것과 구별해서 표시할 수 있도록 사용하는 단어, 문자, 기호, 디자인 혹은 이들의 조합을 일컫는 것이죠.
 

                                                                                                     ⓒ http:/www.imagesearch.naver.com

우리 삶 속에서 각양각색의 외래어 브랜드와  넘쳐나고 흔히 명품이라 불리는 외국브랜드가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 이는 아마도 우리 역사가 문화적으로 외세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우리말 단어 중 한자어가 과반수가 넘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중국이 역사와 문화적으로 우리에게 미친 영향은 실로 상당하죠. 또한 40여년 가까운 일제의 잔재, 6.25 전쟁 이후 미국의 영향까지 우리의 외면과 내면 모두에 외국어가 깊이 침투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었습니다. 이러한 영향은 브랜드네이밍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이러한 결과를 반영하듯 현재 우리나라에 등록된 브랜드 중 외국어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85%에 이른다고 합니다. 물론 글로벌 마케팅을 고려하였을 때 외국인들을 겨냥한 외국어 브랜드네이밍이 필요할 순 있겠지만, 이 경우 독창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말 브랜드네이밍이 아직 주류는 아니지만 생각보다 의미있고 재미난 브랜들이 많습니다.

 

2. 자연친화의 가치를 담다 - 해찬들

 

                                                                                                      ⓒ http:/www.haechandle.com

90
년대 들어 환경을 배려하고자하는 움직임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영향이 브랜드네이밍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브랜드에 환경지향적인 가치를 담기 시작한 것인데요. 그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해찬들을 꼽을 수 있습니다. 해찬들은 해가 가득찬 들녘이라는 뜻인데요. 해가 뜨겁게 내리쬐는 들녘에 만물이 익어가는 자연의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게하는 브랜드의 이미지와 고추장, 된장, 쌈장 등 주요 상품의 이미지가 매우 친밀하게 부합된 듯 합니다. 자연친화적인 것에 더해 사람들이 읽었을 때 바로 이해가 가능할 정도로 쉬운 해찬들, 정말 적절한 브랜드네이밍이 아닐까 하네요.

 

3. 우리말로도, 영어로도 의미가 통하네?  - 참존

 

                                                                                                                 ⓒ http:/www.chamzone.co.kr

우리말이면서도 영어적인 의미가 통하는 대표적인 브랜드. 바로 참존인데요. 참존하면 TV광고에 등장하는 청개구리박사가 연상될 정도로 참존은 사람들에게 잘 각인되어 있는 화장품브랜드입니다. 혹시 참존의 의미도 알고 계신가요? '참존은 우리 말로참 좋은을 뜻하며 영어로는 CHARMZONE, Charming Zone(매력 지대)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우리 말로 사용되었을 때 친근하면서도 기억하기 쉽고 제품의 특징을 잘 나타낸 브랜드임에 더해, 영문으로 사용되었을 때도 기초화장품 회사다운 의미를 잘 살린 실로 글로벌한 브랜드네이밍 사례가 아닐까 합니다.

 

4. 이탈리아는 구찌, 우리는 쌈지와 가파치

 

                                                                                                     ⓒ http:/www.itstv.net/knowledge

이제는 인사동의 대표적인 명소로 자리잡은 곳, 바로 쌈지길입니다. 쌈지길은 패션토탈브랜드인 쌈지(SSAMZIE)가 만든 대표적인 복합문화공간인데요. 이 쌈지도 외국브랜드가 아니라 우리의 브랜드입니다. 주머니를 뜻하는 순 우리말이 바로 쌈지이지요. 쌈지는 잡화를 패션의 하위영역이 아니라 고유한 영역으로 자리잡도록 애썼는데요.

쌈지는 '예술이 브랜드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라는 기치아래 여성작가들의 활동을 독려하거나, 신상품을 선보이는 패션쇼에 퍼포먼스를 도입해 마케팅과 예술을 접목하려고 노력했죠. 브랜드네임에서 상품, 그리고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독창적이고도 당찬 쌈지의 전략은 2001년 코스닥 상장, 그리고 대한민국디자인 및 브랜드 대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할 정도로 그 경쟁력을 인정받았습니다.


                                                                                                             ⓒ http:/www.mycapacci.com

패션피혁브랜드인 가파치(CAPACCI)도 옛 우리말을 브랜드에 잘 활용한 경우입니다. 가파치는 갑바치라는 말을 소리나는 대로 읽은 것인데요. 갑바치는 조선시대에 가죽으로 꽃신이나 가죽신을 만들던 사람들을 이르는 말입니다. 조선시대에는 예술을 천시했기 때문에 비록 신분은 천민이었지만, 그들의 장인정신만큼은 높이 추앙받았죠. 가파치는 이러한 갑바치의 의미를 살려 자사 브랜드의 이름을 정한 것입니다. 순수 우리말을 통한 브랜드네이밍에 자부심을 갖는 그들이 모습이 참 멋집니다.

 

5. 우리의 것을 세계적인 것으로

 

지금까지 우리말을 잘 활용하여 효과적인 브랜드네이밍에 성공한 사례들을 보았습니다. 우리가 입고 있는 옷이나 신발, 먹고 있는 식품의 브랜드 이름은 광고나 여타의 통로들을 통해 알 수 있지만 그 속뜻은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죠. 이렇게 브랜드를 차근차근 훑어보면 그 이름속에 기업의 철학과 가치가 담겨 있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는데도 말입니다.

시인인 고은 선생님께서는 '언어는 혼의 기호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마도 인간이 언어를 통해 스스로의 존재의미와 문화를 창출해내기 때문일 것입니다. 결국 우리말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우리 스스로의 정체성을 지키는 것입니다. 우리의 것이 곧 세계적일 수 있다는 사실, 브랜드네이밍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 그 자체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 관련컨텐츠
나랏말싸미 듕귁에달아..세종대왕님은 좋으시겠네?  http://besunnyblog.tistory.com/245

Posted by
김주원 (tedkim31@naver.com)

From 써니블로그 에디터그룹 스마일써니 http://blog.besunn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