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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cerism

아넬카와 베나윤, 이 둘의 'Big4 성지순례'는 가능할까?


가만보자. 그러니까 그때가 언제였더라. 9개월 전쯤 아넬카에 대한 컨텐츠를 쓴 적이 있다. 축구계의 풍운아로 불리는 아넬카는 '맨유'를 제외한 전통의 Big4 클럽을 모두 돌아다닌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 지난 1월에 쓴 아넬카 컨텐츠: 만약 아넬카가 맨유로 간다면?

글을 쓰던 당시만 해도 아넬카와 같은 히스토리를 가진 선수는 아넬카 자신이 거의 유일했다. 첼시-아스날에서 뛰다가 토트넘으로 온 갈라스 정도가 유사한 후보군이 될 수 있겠지만, 맨시티와 토트넘을 신흥강호로 보고 맨유-리버풀-첼시-아스날을 전통의 강호로 (지금의 성적은 논외로 하고)본다면 역시 없어보인다. 그러나 최근 한 선수가 첼시에서 아스날로 임대이적 하면서 아넬카를 잇는 '방랑자 아닌 방랑자'가 탄생하게 되었으니. 그의 이름은 성은 베요, 이름은 나윤은 아니고 '요시 베나윤'이었다.

아넬카의 루트를 다시 한번 짚어보자.


전에도 썼지만 아넬카의 이적사는 파란만장하다. 고향팀인 파리 생제르맹에서 벵거의 품인 아스날로, 아스날에서 지구방위대 레알로, 레알에서 적응실패로 리버풀로 단기임대, 리버풀이 넬카대신 '개구장이 디우프'를 선택한 탓에 돈으로 덧입혀지기 전의 맨시티로, 맨시티에서 페네르바체로, 이번에는 청용 선수 이적직전의 볼튼으로, 허억허억.. 그리고 마지막으로 현재의 아스날로 이적하기에 이르지 아니할 수 없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1995년에 성인팀에서 뛴 이래로 16년 동안 8번 팀을 바꿨으니 한 팀에 소속된 평균 기간은 2년, 그 중에 첼시에서 뛴 기간은 이미 3년이 넘었으니 그의 커리어에 있어 정점이라 할 수 있겠다. 한 때 맨유 이적 루머도 있었다지만, 퍼거슨이 아넬카를 '헨릭 라르손'처럼 조커로 활용하지 않는 이상 고대하고 고대하는 아넬카의 Big4 순례는 이루어지니 않을 것 같다. 거기다 맨유는 세대교체를 해냈고 베르바토프도 잘 안쓰니까..

이번엔 군필자 베선생을 볼까나.


왠지 이름부터 착착 감기는 베나윤, 한국팬들은 '접나윤'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선수. 본인이 리버풀을 좋아하는지라 그가 리버풀에서 뛰던 3년 여가 제일 기억에 남긴 하다. 리버풀 이적 초반에 필요치 않은 영입이라고 욕도 많이 먹었지만 중요한 순간순간 마다 골을 터트려 주고 한박자 빠른 센스를 뿌려주던 그 센스란ㅎ 리버풀 감독이 호지슨으로 바뀌고 '조 콜'이 붉은 유니폼을 입으면서 그가 푸른 10번 유니폼을 입지만, 부상으로 그의 런던 첫 클럽생활은 망가지고 만다.

어찌되었든 베나윤은 자국 클럽인 하포엘 텔아비브에서 1997년에  성인 커리어를 시작하여, 자국 최고 명문인 마카비 하이파를 거쳐 프리메라리가의 라싱 산탄데르, 그리고 웨스트햄을 거쳐 생애 첫 빅클럽인 '리버풀'에 입성하기에 이른다. 잡설이지만, 설기현이 레딩에서 한창 스나이퍼르로 날리던 시절, 그의 중거리 슛을 살짝 '관광' 당했던 선수가 베나윤이었다. 그때만 해도 베나윤이 그냥 그런 선수인줄 알았지만, 그는 국가적인 특성 상 유명한 선수가 아니었을 뿐, 상당한 발재간의 소유자였더랬다.

쨌든 베나윤은 아스날로.

두서 없이 쓴글의 말미에 다다르고 있다. 첼시에서 재기할 것만 같았던 베나윤은 여름 이적시장의 마지막 날, 부진에 부진을 거듭하는 아스날로 임대이적을 감행한다. 마타가 첼시로 왔고 리버풀에서 오퍼가 있었지만 돌아가도 경쟁은 치열할 것이 눈에 보듯 뻔하니, 패스플레이에 집중하고 세스크와 나스리의 이탈로 '리더'가 부재하는 아스날이 더 합리적인 선택일수도 있었으리라.

▲ http://bit.ly/oAmTRt 어이쿠, 아넬카와 베나윤, 잠시나마 한팀이었구나ㅎ
 
언제나 그랬듯이 컨트롤 할 수 없는 부상을 제외하면 그는 자신이 소속된 팀에서 평균 이상을 해내는 선수다. 그가 아스날 이적을 택했을 때 "엇, 아넬카와 같은 선수가 또 생겼다!"라고 기뻐(?)하면서 언젠가 컨텐츠로 써봐야지 했던 기억이 난다. 아넬카가 그러했듯이 이제 30줄을 넘어선 베나윤 역시 'Big4 순례'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두 선수가 달성하지 못한 그 한 곳은, 공교롭게도 모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제라드나 긱스처럼 한 팀에서 쭈욱 커리어를 쌓는 것이 분명 제일 멋진 일일테다. 하지만 아넬카와 베나윤, 비록 이적의 대명사처럼 여겨지지만 빅팀에서의 커리어가 계속 이어져 간다는 것은 두 선수 모두 훌륭한 기량을 갖춘 선수라는 반증일테다.

'Big 4'성지순례는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멋진 경기력으로 계속 뛰어줄 두 선수의 앞날을 계속 응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