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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오랜만에 감동적이고도 의미 있는 영화를 본 것 같다. 한국에서는 2007년에 개봉한 것 같은데 그때는 별 관심이 없다가 이스마엘 베아의 자서전인 ‘집으로 가는 길’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아 다운로드 받아두었던 것을 집에 내려가는 기회를 통해 보게 된 것이다. 흡입력이 어찌나 강하던지. 보는 내내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스마엘 베아가 떠올랐다. 주인공 솔로몬의 아들인 ‘디아’와 베아의 모습이 너무나도 닮아 있기에. 평화로운 삶을 잃고 원하지도 않던 전쟁에 내몰리게 되는 솔로몬과 그 가족, 그리고 또다른 수많은 인명들의 모습이 애달프기 그지없었다. 영화는 다이아몬드를 둘러싼 숨막히는 혈투를 비교적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내전으로 인해 가족과 마을을 잃고 내몰리는 시에라리온 사람들, 잘못된 이데올로기의 수렁에 빠져 쇠뇌 되어 가는 RUF 소년군들의 모습, 그리고 그 틈에서 다이아몬드를 노리는 백인들까지. 순간순간에 긴장감이 배어나온다.
타이타닉의 미남이었던 잭(디카프리오)은 이젠 배나온 터프남 ‘아처’가 되어있었다. 타이타닉이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와 같은 그의 미소년적인 이미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영화가 다소의 실망이었겠지만, 오히려 지금과 같은 외형 때문에 그가 이와 같은 배역을 더 잘 소화해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 디카프리오. 외모만큼 연기력도 꽤 준수하구려.
그리고 종군기자역할을 맡았던 맨디(제니퍼 코넬리). 전쟁의 두려움과 혼란 속에서도 현실 뒤의 현실을 전하려고 했던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 멋졌다. 지구 반대편의 그 누군가에겐 뉴스 속의 짧은 영상하나와 문자 조금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는 전쟁의 참상을 그녀는 최대한 사실적으로 전하려고 노력한다. 비록 영화이지만 그런 모습이 진정한 저널리스트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모로 많은 생각들을 하게하는 영화였다. 휴머니즘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이런 영화가 좋다. 영화 속 맨디의 말이 생각난다. “사람들은 이런 기사를 접하고 후원금 한 번 내고 나면 금새 잊어버리죠.”라고 했던 말이 말이다.
내 범위의 일들과 생각들이 아닌 이상 꾸준함을 가지고 행동하기란 쉽지 않은 법이다. 물론 나 역시 이 감동도 어떤 행동들을 위한 사고들도 시간이 지날수록 사그라들겠지만. 그래도 오늘의 감동은..되도록이면 오래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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