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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그래요:)/테드의 영화 이야기:)

불편할 수록 오래 기억해야 하는 것들에 대하여, 남영동 1985


지난 일요일은, 굳이 이야기 하자면 내 '극장영화감상기'에 있어 기념비적인 날이었다 할 수 있겠다. 처음으로 혼자 영화를 본 날이었으니 말이다. 이 좋은걸 그동안 왜 실천해보지 못했, 아니 않았을까. 무튼 늘 누군가와 함께 가던 극장에 처음으로 '혼자' 갔다. 



남영동1985 (2012)

Namyeong-dong1985 
9.2
감독
정지영
출연
박원상, 이경영, 명계남, 김의성, 서동수
정보
드라마 | 한국 | 106 분 | 201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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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한 영화는 남영동 1985. 개봉 때부터 보고 싶어했던 영화지만 인연이 닿지 않았다. 그나마 폐막하기 전에 극장에서 직접 볼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던지.



극장가를 휩쓰는 블록버스터 영화가 아닌데다가, 개봉한지 좀 되어선지 상영관이 '없어도 너무' 없었다. 그나마 이수역 아트나인에 딱 몇타임 있었더랬다. 이런 영화가 더 주목 받아야 하는데..



일전에 한 강연회에서 뵈었던 조정래 선생님이 그러셨다. 내가 왜 수 많은 나라 중에서 굳이 이 한국이라는 나라에 태어났고, 그렇기 어떻게 살아가야 할 까 하는 질문을 적어도 하루, 한달, 혹은 1년에 한번이라도 꼭 해야 한다고. 이 영화는 '잊지 않기' 즉 '기억'을 위한 조금은 '불편한' 영화이다. 먹먹함 속에서 그렇게 두 시간여를 스크린을 응시했다.



그렇다. 나는 또 익숙함에 익숙해져 '그냥저냥' 살아왔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기에는 조금 편치 않을지라도, 그렇기에 더욱 오래 기억해야 하는 것들을 애써 망각하면서 말이다. 고 김근태 고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그 '망각'에 대한 끊임 없는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 



운 좋게도 영화가 끝난 후 주연배우 박원상씨를 볼 수 있었다. 오옷 선배님 :) 이제 영화가 거의 막을 내릴 시점인데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관객들과 같이 호흡하려는 그가 참 보기 좋았다. 어제 그가 전해 준 여러 말 중에 특히 - 하고 싶은대로만 하고 살아왔던 20대에서 어느샌가 40대로 접어든 그에게 있어 이 영화는 해야만 하는 것들에 대한 고민을 안겨준 기회였다는 말이 - 기억에 남는다.


출처: http://gtcamp.tistory.com/


상처는 곪으면 안된다. 필요하면 드러내야 한다. 어제를 바로 알아야 오늘, 그리고 내일을 더 아름답게 살 수 있다는 것은 한 국가나 개인의 삶이나 같은 것 같다, 나의 20대를 떠 올려본다. 정말 하고 싶은게 무언지 잘 모른채, 큰 고민도 없이 지나쳐 온것은 아닌지. 편히 일하고 잠들고 쉬며 고민할 수 있음에 다시 한 번 감사하며, 잊지 말자. 오래 기억하자. 


- 130113 -